안재환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누구였을까. 8일 빈소인 안재환의 유해가 있는 태릉 마이크로 병원에는 오후 5시께 그의 고교 1년 선배인 구모 씨(40)가 찾아왔다. 그는 안재환이 평소 믿고 의지하던 최측근. 안재환이 부인 정선희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8월21일 다음날인 22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구씨는 “(재환이가)평소에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 씨와의 일문일답.
- 마지막으로 언제 안재환을 보았나
“ 8월 22일 밤 함께 술을 마셨다. 강남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술을 마셨는데 별다른 낌새를 채지 못했다.”
- 짐작되는 자살 동기는.
“지난 해부터 사업이 어려웠다. 평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7월께 ‘정말 많이 힘들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야단을 쳤다. 그랬더니 너무 힘들어 다 포기하고 죽고 싶다. 아니면 노숙자로 살면서 멀리서나마 사랑하는 사람(정선희)을 보고 싶은데, 얼굴이 너무 알려져서 그것도 어렵다는 말을 했다.”
- 사업이 어려웠다는데 어느 정도였나.
“한 5억 원 정도만 있으면 사업이 조금 돌아갈 것 같다는 말로 추정해보면 그 이상의 빚이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다른 사람과 동업하면서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정선희와 함께 시작한 화장품 사업과 서울 삼성동 바 운영으로 힘들었다. 특히 정선희의 촛불 발언 이후 자금줄이 막혔고, 출연료도 안 들어왔다고 했다.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업도 다 정리한다고 해서 일정 부분 정리된 줄 알았다.”
- 정선희와의 불화설, 건강이상설이 있었는데?
“최근 재환이가 부모님 집에서 강남 한남동으로 분가했다. 그때 둘이 살게 되서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주말에는 중계동 처가에서 정선희와 함께 지냈다. 건강은 얼굴을 봐서 나쁘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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