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스님 ‘추석 선물’ 선문답?

  • 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靑에 잣세트 보내… 의미놓고 주위 해석 분분

저 잣은 무엇인고?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사진) 스님이 10일 이명박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에게 추석 선물로 잣 세트를 보낸 것으로 밝혀져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불가에서 잣나무는 진리를 깨닫기 위한 선정(禪定)의 상징이다. 한 스님이 당나라 시대 선승인 조주 선사에게 물었다. ‘여하시 조사서래의(如何是 祖師西來意·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무엇인가)’. 이에 선사가 답했다.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뜰 앞의 잣나무니라)’. 이 선문답에서 ‘뜰 앞의 잣나무’는 진리가 먼 곳이 아니라 눈앞이나 현실에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통에서는 잣나무가 겨울에도 녹청색 잎을 지니고 곧게 서 있어 불굴의 의지와 고결한 선비 정신의 표상으로 여긴다.

이 같은 잣의 의미가 알려지면서 조계종이 청와대에 잣을 보낸 까닭이 잣에 담긴 묵언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명절에 각계 인사들에게 잣을 선물했고 특별한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다”라며 “조계종 기획실장인 승원 스님이 주지로 있는 경기 가평군 백련사 주변 잣이 품질도 좋고, 우리 농산물을 애용한다는 취지에서 선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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