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 어청수 청장에게 108배 요구한 것도 종교 핍박”

불교계 일각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해 불교식 ‘108배(百八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요구가 어 청장 개인의 종교 자유 침해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어 청장은 현재 천주교(로마 가톨릭) 신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2일 대통령을 위한 기도 시민연대(PUP)는 “불교계 관계자가 한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천주교인인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불교식 108배를 요구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종교편향시정을 요구하면서 다시 공직자에게 자신들의 종교 신념에 합한 행위를 하라는 것은 한 개인의 종교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천주교 신자인 어청수 경찰청장이 불교도로 개종을 하면 조용히 하겠는 가”라며 “어 청장의 간곡한 사과를 뿌리치는 불교는 더 이상 관용의 종교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수환 추기경도 과거 검문검색을 받은 일이 있는데 유독 불교계만 종교 특권을 요구 한다”며 “더구나 종교편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어 청장의 경찰복음화 포스터건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허준영, 2006년 이택순 청장도 대종교계 봉사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실어 온 것인데, 유독 이번 정부에서만 편향이라는 것도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계에서는 신자인 어 청장의 사진이 개신교 금식기도회 포스터(여의도순복음교회 주최)에 실린 것과 관련해 공식적인 제재는 가하지 않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