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전통음악서 자아찾기

  • 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0분


63분 음악다큐 ‘두 개의 눈을…’

아일랜드의 전통 타악기 바우런을 들고 현지에서 연주 여행을 다니는 한국 밴드 ‘바드(Bard)’.

서울 종로구 미로스페이스에서 18일 개봉하는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는 이 밴드의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아일랜드의 전통 음악을 파고들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젊은 음악인들에 대한 63분의 기록이다. 바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여러 차례 현지를 드나들며 아일랜드 전통음악을 탐구하고 있다. 아일랜드 켈트족 신화에 나오는 음유 시인의 이름을 따왔다.

바드의 멤버는 5명. 리더 김현보(36) 등 2명은 퓨전 밴드 ‘두 번째 달’ 출신이다. 두 번째 달은 MBC 드라마 ‘아일랜드’(2004년)와 ‘궁’(2006년)의 주제곡으로 이름을 알렸다.

바드는 순수 아일랜드 전통음악 속에서 풍성한 거리 연주를 체험한다. 영화 초반 소개되는 전통음악축제 ‘플라키올’에는 연주자와 관객의 구분이 없다.

바드는 두 에피소드를 통해 이방인의 한계와 가능성을 차례로 보여준다. 따뜻한 환대 속에 여행을 이어가다가 한 술집에서 애매한 이유로 연주 참여를 거절당한다. 카메라를 든 임진평 감독은 그곳에서 텃세의 벽을 읽는다. 하지만 이어진 거리 연주에서 한 아일랜드 여인은 이방인 바드가 들려주는 조국의 음악에 눈물을 머금는다.

멤버들의 결론은 제각각이다. “결국 한국전통음악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갈수록 모르겠다”는 고민도 나온다.

미장센과 편집이 매끄럽지 못하지만 멤버들의 꾸밈없는 이야기가 ‘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김현보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여행을 계속할수록 저잣거리를 방랑하던 우리 소리꾼의 자취가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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