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실수일수 있지만
두번을 반복하면 실패다”
○ 박태환(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금메달)=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혀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부정출발로 탈락한 뒤 한동안 버저 소리에 깜짝 놀라는 버릇이 있었다. 그날 기억 때문에 사람도 물도 기피했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면 악몽 같은 기억을 나 자신에게 이롭게 활용하자고 마음먹었다. 한 번은 실수이지만 두 번 반복할 때는 실패라고.
○ 장미란(2008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가끔 ‘그 무거운 바벨을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드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물론 내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바벨을 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역도가 거칠고 힘들기만 한 운동은 아니다. 바벨은 부드럽고 온화하다. 내가 바벨을 드는 힘은 강하고 날카로운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부드럽고 온화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 지혜를 터득한다면 바벨이 한층 더 사랑스러워 보일 것이다. 내가 역도를 사랑하는 이유다.
○ 이홍구(2000 시드니 장애인올림픽 양궁 개인 금메달)=세상은 내게 항상 들어가야 할 멀고 먼 문밖이었다. 1987년 스물네 살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을 때까지도 내가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현실을 깨닫고 긴 은둔생활을 보냈다. 1991년에야 세상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주 많다는 사실과 그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나는 양궁에 인생을 걸었다.
이 밖에 이 책엔 1.7kg 미숙아로 태어난 쇼트트랙 전이경 스토리, 비운의 복서 최요삼 동생 최광호 씨가 형을 그리며 쓴 글, 문대성(태권도), 임오경(핸드볼), 김경욱(양궁) 등 은퇴한 체육인들의 사연도 소개돼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황수연 학교체육진흥硏회장 “서울올림픽 개회식 카드섹션 못할뻔”▼
당시 개폐회식 담당 장학관으로 일했던 황수연(66·사진) 학교체육진흥연구회장의 감회는 새롭다. “이맘때만 되면 당시 생각이 난다”는 그는 아찔했던 개회식 뒷얘기를 털어놨다.
황 회장은 “개회식 전날인 16일 오후 8시쯤 엄청난 실수가 발견됐다”고 회고했다.
관중이 카드 뒤에 새긴 번호에 따라 구호에 맞춰 카드를 들면 순식간에 거대한 그림이 그려지는 카드섹션은 당시 개회식의 백미였다. 이를 위해 잠실 주경기장 10만 관중석에 카드 300만여 장이 미리 비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회식 전날 저녁까지 카드가 경기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던 것.
황 회장은 급히 공장에 전화를 걸어 배달을 시키고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학생 300명 등에게 사정해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작업해 간신히 배포를 끝냈다는 것.
황 회장은 “카드 배포를 막 끝내니 벌써 입장객이 들어오더라.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