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리듬, 재즈의 지존들이 몰려온다

  • 입력 2008년 9월 16일 08시 17분


가을엔 재즈다.

봄에는 싱그러운 비발디의 사계, 여름엔 시원한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겨울엔 눈발이 몰아치는 숲을 연상케 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이 그러하듯 가을엔 재즈가 귓가에 끈적하다. 재즈에 ‘콕’ 찍혔다면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준비한 10월의 재즈 콘서트시리즈가 ‘딱’이다. 한 달 동안 쉼표 없이 이어지는 네 개의 재즈 콘서트가 당신의 가을을 흔들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스무드 재즈의 절대강자, 데이브 코즈

이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앞선 두 개의 공연이 ‘발단’과 ‘전개’에 해당된다면 데이브 코즈는 그 ‘절정’에 올라 서있다. 코즈는 케니 G, 데이비드 샌본 등과 함께 스무드 재즈 색소포니스트의 절대강자로 꼽힌다. 셀린 디온, 레이 찰스 등 팝스타들을 위시로 윤종신, 박정현 등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얼굴이다. 임재범의 절창곡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코즈만의 감성으로 연주한 ‘Deeper than Love’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코즈는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주도에서 촬영했다.

10월12일 7시|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2만원∼8만원

○아프리카의 보석, 리차드 보나

2002년 팻메스니그룹 내한공연 당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리차드 보나는 평단으로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베이시스트 중 한 명’이라는 절찬을 받고 있다. 그는 10대 시절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베이시스트’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연주에 반해 베이스주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나 그의 음악세계를 베이스의 4줄에 묶을 수는 없다. 그는 베이시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작곡·작사, 키보드, 퍼커션에다 보컬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지닌 슈퍼 뮤지션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4장의 음반을 통해 재즈, 보사노바, 팝, 아프로 비트, 펑크를 아프리카적 감성과 씨줄 날줄로 엮어 100% 독창적인 사운드를 창조해내는 ‘괴력’을 과시해 오고 있다.

10월22일 8시|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2만원∼8만원

○랜탈라 트리오·장 미셸 필크 트리오 전초전

두 명장의 공연에 앞서 10월 2일과 5일에는 ‘이로 랜탈라 뉴트리오’와 ‘장 미셸 필크 트리오’가 전초전을 연다. 랜탈라 트리오는 독특하게 피아노, 기타에 비트박스를 끼워 넣은 파격적 구성이다. 세계인을 경악하게 만든 ‘랜탈라 표 광적인 명랑함’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다른 세 공연이 ‘독창적’ ‘개성’을 간판으로 앞세웠다면 장 미셸 필크 트리오는 비교적 ‘정통’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준다. 피아노-드럼-베이스의 고색창연한 조합이지만 내용과 색깔은 장 미셸 필크만의 것이다. 기존 스탠더드 넘버의 재해석이 무대를 채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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