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09>仁者不乘危以邀利, 智者不僥倖以成功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4분


乘(승)은 사람이 나무 위에 올라간 모습을 나타냈으며, 어떤 것의 위에 올라가다가 본뜻이다. 乘車(승차)처럼 탈것을 타거나 乘時(승시)처럼 때나 기회 따위를 이용하다의 뜻이 있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또는 加減乘除(가감승제)처럼 곱셈을 가리키기도 한다.

危(위)는 사람이 벼랑 위에 선 모습으로 형세가 어렵거나 危殆(위태)로움을 뜻한다. 높다는 뜻과 반듯하다는 뜻도 있다. 危言逆耳(위언역이)는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正襟危坐(정금위좌)는 옷깃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는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乘危(승위)는 남의 곤경이나 위태로운 상황을 이용한다는 뜻이다.

邀(요)는 도중에서 막다의 뜻으로, 邀擊(요격)은 도중에서 맞아 치다의 뜻이다. 불러들이다 또는 맞이하다의 뜻도 있으니 邀請(요청)은 招請(초청)과 같다. 여기서처럼 구하다 또는 얻기를 바라다의 뜻도 있다. 邀利(요리)는 이익을 구하다의 뜻이다.

僥(요)는 뜻밖의 것을 바라다의 뜻이다. 倖(행)은 총애나 행운을 뜻하며 幸(행)의 파생자이다. 僥倖(요행)은 뜻밖의 행운 또는 의외로 성공하거나 재난을 면함을 뜻하며, 僥幸(요행)으로도 쓴다. 여기서는 요행을 좇아 그에 의존함을 의미한다.

남의 불행이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남의 불행을 기다려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할 수는 없다. 너무 잔인한 짓이기 때문이다. 요행은 뜻밖의 좋은 결과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에 맞지 않고 필연성이 없는 요행을 좇아 공을 이룰 수는 없다. 너무 어리석은 짓이기 때문이다. 잔인함과 어리석음은 결국 인성의 파괴와 실패의 결과를 초래할 따름이다. 明(명) 馮夢龍(풍몽룡)의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