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조증, 성공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기질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조증, 성공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기질/존 가트너 글·조자현 옮김/471쪽·1만7000원·살림Biz

활력이 넘친다,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다, 충동에 잘 사로잡히고 항상 들떠 있고 차분하게 앉아 있지 못한다, 잠자는 것도 잊고 일에 몰두한다, 모험을 감수한다….

경미한 광기를 보이는 경조증(輕躁症) 환자, 하이포마니아(hypomania)의 특징들이다. 쉽게 들뜨고 흥분하는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것을 가리키는 정신질환인 조증보다 정도가 덜한 것이 경조증이다.

존스홉킨스대 의대 정신과 교수인 저자는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하이포마니아였다고 말한다.

약간 흥분된 상태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열정과 에너지가 샘솟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틀로 미국의 500년 역사에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을 분석한다. 경조증이 위대한 인물들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증상이 심했다고 말한다. 황금이 가득한 인도를 찾아내 그 황금으로 예루살렘이라는 성지를 탈환하는 역할을 신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굳건히 믿고 탐험에 나선 콜럼버스의 과대망상이 아니었다면 신대륙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헌법제정에 공헌한 초대 재무부 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출세 기회를 잡기 위해 전쟁이 터지기만 기다린 하이포마니아였고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세계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했던 이상주의자였다. 인간 게놈 지도를 최초로 완성한 크레이그 벤터도 ‘미치광이’ 소리를 들은 하이포마니아 천재.

저자는 이민자의 나라, 모험을 즐기는 개척자의 나라인 미국에 하이포마니아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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