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를 배우다
에라주리즈는 1870년 창업자 돈 막시미아노가 포도 생산에 이상적인 아콩카구아 밸리를 개발해 포도 생산 지역으로 만든 이래 130여년 동안 고급 칠레 와인을 생산해오고 있다. 5대째 전통을 이어온 에라주리즈는 ‘최고의 땅에서 최고의 와인이 난다’는 창업자의 철학을 따라 아콩카구아 밸리를 비롯, 카사블랑카, 큐리코, 마이포 밸리 등 선별된 지역의 와인만을 사용했고, 그 결과 높은 퀄리티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에라주리즈는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을 통해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 내로라하는 와인 전문가들이 참석해 실시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샤토 라피트, 샤토 마고, 샤토 라뚜르 등 프랑스 최상급 와인을 제치고 자사 와인 비네도 채드윅과 세냐가 1,2위를 차지한 것. 이 ‘사건’을 계기로 명실상부 세계 최고급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등급별로 4종의 와인을 시음하다
이날 에라주리즈의 최상급 와인 ‘세냐’가 얼마나 뛰어난 품질인지 독자들에게 체험시키기 위해 에라주리즈 와인을 기본적인 에라주리즈 에스테이트부터 아르볼레다, 맥스 리제르바, 세냐까지 등급별로 차례로 시음했다. 무슨 와인인지 기본적인 정보를 주지 않고 진행된 시음에서 대부분의 독자들이 마지막에 시음한 ‘세냐’의 맛이 뛰어나다고 할 정도로 등급별 시음은 확실한 품질의 차이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호텔 연회 인기 와인인 1만9000원(이하 소비자가)짜리 ‘에라주리즈 에스테이트’는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산도가 인상적이다. ‘아르볼레다’(3만5000원)는 색과 맛이 풍부하다. ‘맥스 리제르바’(4만1000원)는 향과 탄닌의 집중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날의 주인공 ‘세냐’(15만원)는 스파이시하고 잘 익은 베리류 과일의 맛과 부드럽고 긴 탄닌이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1995년 미국의 와인 메이커 로버트 몬다비와 에라주리즈가 합작해 만든 칠레 최초의 고품격 특등급 와인답게 독자들을 만족시켰다.
○싼 와인과 비싼 와인을 구분하는 법
이준혁 소믈리에는 비교 테이스팅을 통해 누구나 싼 와인과 비싼 와인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방법을 강의 말미에 알려줬다. 그에 따르면 싼 와인과 비싼 와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와인의 향과 맛이다.
싼 와인은 화학조미료를 넣은 음식처럼 맛깔나지만 계속 마시다보면 질리고 빨리 사라지는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비싼 와인은 유기농 음식처럼 처음에는 약간 심심한 듯 특별히 튀는 개성적인 향은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하게 끊임없이 올라오는 복잡 미묘한 향과 맛이 느껴진다. 입안 혀의 감촉 및 깊이감에서도 차이가 있다.
싼 와인은 입안에서 돌릴 때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비싼 와인은 부드럽게 혀 안에서 감기는 감촉을 지닌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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