含(함)은 口(구)가 의미요소로, 본뜻은 입에 물다 또는 머금다이다. 그로부터 包含(포함)처럼 싸거나 포용하다, 含蓄(함축)처럼 드러내지 않다, 含忍(함인)처럼 참다의 뜻으로 확대됐다. 含血噴人(함혈분인)은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는다는 말로, 악독한 말로 남을 헐뜯음을 비유한다.
餘(여)는 남다 또는 넉넉하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餘淸(여청)은 비온 후의 淸凉(청량)함을 가리킨다. 遠峰(원봉)은 먼 산봉우리이다. 隱(은)은 언덕을 뜻하는 阜(부)의 다른 형태인 부(부)가 의미요소이며 본뜻은 낮은 담장이다. 그로부터 숨기다 또는 숨다의 뜻이 나왔으며 隱蔽(은폐) 隱密(은밀) 隱居(은거)처럼 쓰인다.
規(규)는 걸음쇠 즉 원을 그리는 컴퍼스이다. 원형 또는 원이나 경계선을 그리다, 規範(규범)처럼 법도나 본보기의 뜻이 있다. 規矩(규구)는 걸음쇠와 자로서 일상에서 지켜야 할 법도를 의미한다. 여기서의 半規(반규)는 반쪽 동그라미, 즉 반쪽의 석양을 가리킨다.
비 온 뒤의 청량한 숲이나 석양이 걸린 산은 교외가 아니면 접하기 어렵다. 하지만 도심에서도 고층건물이 숲이 되고 산봉우리가 되어 가을바람의 길도 만들고 붉게 지는 해도 받아준다. 南朝(남조) 宋(송) 謝靈運(사령운)의 ‘游南亭(유남정)’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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