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최철한, 1국서 각각 이세돌-류싱 물리쳐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바둑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우승 상금 40만 달러인 제6회 응씨배 준결승 3번기가 태국 방콕 수코타이 호텔에서 23일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대결. 두 기사는 지난해 8월 KBS 바둑왕전 본선에서 대국한 뒤 1년 넘게 공식대회에서 맞붙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이 지난해부터 국내 1인자의 위치에 올랐다고 하지만 기존의 1인자인 이창호 9단을 누르고 얻은 위치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팬들 사이에 ‘이세돌=1인자’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이세돌 9단이 이긴다면 그 같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하지만 1국에선 이창호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24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 바둑은 이세돌 9단의 적극적 대시로 혈전을 거듭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거대한 대마 교환 끝에 마지막 반패로 승패가 갈리게 된 상황. 팻감이 부족한 이세돌 9단은 백의 팻감을 받지 않고 패를 잇는 옥쇄를 택했고 이창호 9단이 흑 대마를 잡아 승부가 끝났다.
또 다른 준결승 1국에서는 최철한 9단이 류싱 9단에게 23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프로기사들은 이 바둑에 대해 최 9단이 2003, 2004년 최고의 성적을 낼 때의 바둑을 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최 9단은 응씨배에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2004년 5기 응씨배 결승에 올라 창하오 9단과 대결했다. 최 9단은 당시 컨디션이 최상이어서 내리막을 걷고 있던 창 9단을 이길 것으로 자신했지만 1 대 3으로 타이틀을 내주고 말았다.
최 9단은 이번 4강전을 앞두고 “당시 창 9단에게 진 타격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 극도의 슬럼프에 빠진 것을 보면 생각보단 내상을 입었던 것 같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준결승 2국은 25일 열리며 오전 11시 반부터 사이버오로(www.cyberoro.com)에서 인터넷 생중계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