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탭댄스 춘 까닭은?

  • 입력 2008년 9월 29일 02시 59분


28일 ‘핑크리본 희망애락’ 콘서트에서 환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유방암 전문의들의 ‘핑크타이 합창단’. 사진 제공 강남성모병원
28일 ‘핑크리본 희망애락’ 콘서트에서 환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유방암 전문의들의 ‘핑크타이 합창단’. 사진 제공 강남성모병원
‘핑크리본 희망애락’ 콘서트… 유방암 환자에 희망 전파

“어떤 시련이 와도 견뎌낼 수 있어요. 함께 웃어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마리아홀.

노란색 비옷을 입고 핑크 우산을 든 젊은 의사들이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자 객석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서울시내 6개 대학병원과 1개 전문병원에서 온 30대 전문의 8명은 이날만큼은 흰 가운을 벗어던지고 무대에 섰다.

잔뜩 긴장한 탓에 탭 댄스 공연 중간 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관객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마련한 ‘핑크리본 희망애락’ 콘서트. 유방암 인식의 달인 10월을 앞두고 유방암 환자와 가족 등 700여 명을 초청해 그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자리였다.

탭댄스 공연을 펼친 유방암 전문의 홍수정 씨는 “2주 동안 주말도 반납하고 일과가 끝난 뒤 모여 전문학원에서 탭댄스를 배웠다”며 “환자들과의 벽을 허무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유방암 전문의 35명으로 구성된 핑크타이 합창단의 무대.

“우리가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건 여러분 때문입니다. 살아 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노래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손을 잡고 좌우로 흔들었다. 일부 관객들은 감격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8년째 유방암 투병 중인 주부 엄영숙 씨는 “그동안 병원에서 우상으로 보이던 의사 선생님이 오늘은 옆집 오빠 같았다”며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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