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과일 매끈하고 광택나면 화학처리 가능성
가공식품에 ‘나트륨’ ‘합성’표시된 제품 주의를
조리때 끓는물에 1분 익히면 첨가물 녹아나와
주부 전희주(38·인천 중구 신흥동) 씨는 마트에서 식품을 고를 때 가격표에 가장 먼저 눈이 간다. 채소를 고를 때는 비교적 깨끗하게 잘 다듬어진 것에 먼저 손이 간다.
식품을 고를 때 대다수 주부의 선택 기준은 가격과 외관이다. 가장 쉬운 인식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고를 수 있는 주부의 안목이 필요하다. 약간 귀찮더라도 식품성분을 분석하고 유통경로를 챙기는 관심이 필요하다.
유명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문성실 씨는 “최근 ‘멜라민 파문’ 이후에도 성분표시를 꼼꼼히 읽는 주부는 그리 많지 않다”며 “안전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고 기본적인 원산지 표시와 재료 성분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산 쌀-보리 표면 거칠고 낟알 잘아
중국산의 위협이 가장 큰 식품은 농산물이다. 농산물 품질 검사를 담당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은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가공식품의 경우 겉포장에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만 포장 단위로 팔지 않는 농산물은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아 보는 ‘관능검사’에 의존해 중국산을 가려낼 수밖에 없다.
쌀, 보리 등 곡류의 경우 국산은 대개 표면이 거칠고 낟알이 잘다. 보리에는 까락이 많이 붙어 있다.
채소와 과일의 경우 중국산은 유통기간이 길기 때문에 국산보다 수분 함량이 낮고 겉이 말라 있다. 국산 당근은 수분이 많아 잘 구부러지지만 중국산은 잘 휘어지지 않는다.
감자, 고구마는 국산은 겉이 거칠고 알이 잔 반면 중국산은 겉이 매끄럽고 알이 굵은 편이다.
생강과 마늘은 국산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거칠며 색깔이 진한 데 반해 중국산은 편편하고 매끈하다. 국산 땅콩은 낟알이 둥근 편이고 껍질 안쪽이 흰색이다. 중국산은 길쭉한 편이고 껍질 안쪽이 황갈색이다.
수입산, 국산 가릴 것 없이 채소와 과일은 제철에 나는 것으로 흙이 묻어 있는 것이 좋다. 색깔이 깨끗하고 모양이 매끈하며 광택이 나는 것은 그만큼 화학 처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 ‘○○맛 시즈닝’ 표기 제품 피해야
가공식품의 경우 원산지만큼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합성첨가물 표시다.
음식의 맛과 형태를 내기 위해 어느 정도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합성감미료, 합성착색료, 유화제, 표백제, 발색제, 산화방지제, 살균제 등 7대 첨가물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식품 성분표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화학명이 나와 있다는 것. 이럴 때는 아질산나트륨(발색제), 글리세린(유화제), 사카린(감미료), 과산화수소(살균표백제), 아황산나트륨(산화방지제), 글루타민산나트륨(합성감미료), 타르색소(합성착색료) 등 기본적인 화학명을 알고 있어야 유해식품을 골라낼 수 있다.
이것도 너무 복잡하다면 성분표시에 ‘나트륨’ ‘합성’ ‘화학’이라는 단어가 덜 나와 있는 것을 고른다.
또 육수 원액, 라면, 과자 등에 ‘○○맛 시즈닝’이라고 쓰인 것은 이런 맛을 내기 위해 인공감미료를 추가로 넣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화학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으로 햄(소시지), 명란젓, 콜라, 라면, 단무지(피클), 어묵(맛살), 전자레인지용 팝콘 등을 꼽는다.
○ 햄-소시지 칼집 낸 뒤 데치면 좋아
요리책 ‘결혼해줘 밥해줄게’의 저자 김현학 씨는 “시중에 판매되는 완제품보다는 손이 더 가더라도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며 “한국 전통 요리법처럼 찌고 삶는 방법을 통해 재료의 성질이 많이 변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을 조리할 때는 한 번 데치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1분 정도 익히면 첨가물이 녹아 나온다. 햄, 소시지는 칼집을 낸 뒤 데친다.
진공포장 식품은 개봉해서 한 번 씻은 다음 조리하고, 즉석 밥은 도자기 그릇에 옮겨 전자레인지에서 데운다.
통조림은 함께 들어 있는 기름이나 국물은 따라 내고 조리한다. 그러나 남은 것을 보관할 때는 국물과 함께 넣어 두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차가운 물에 씻고 표면이 단단한 감자, 사과 등은 솔로 닦는다. 콩류에도 발색제 등 첨가물이 들어 있으므로 끓는 물에 데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육류의 경우 쇠고기는 145도, 돼지고기는 160도, 닭고기는 165도 이상에서 조리해야 안전하다.
식품안전과 건강조리법에 대해선 환경연합(www.kfem.or.kr), 녹색연합(www.greenkorea.org), ‘올바른 밥상 차리기 운동본부’(allbab.cafe24.com/babsang/allbab.php) 등을 참고하면 된다. 13∼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코리아 푸드 엑스포 2008’에서도 안전한 밥상 차리기에 대한 강좌가 열린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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