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신파조 드라마 ‘에덴의 동쪽’

  • 입력 2008년 10월 2일 02시 58분


지난달 30일 시청률 27%… ‘타짜’ ‘연애결혼’ 앞서

동욱=형 이동철이 다시 돌아온 거지?

동철=그럼, 동욱아 꽉 잡아라.

동욱=걱정하지 마 형. 난 이제 놓치지 않아. 절대 떨어지지 않아. 어떤 운명이 우릴 갈라놓아도 앞으로 절대 떨어질 리 없어. 형∼.

9월 30일 방영된 MBC ‘에덴의 동쪽’ 12회의 첫 장면. 어릴 적 헤어진 후 어른이 되어 상봉한 동철(송승헌)과 동욱(연정훈) 형제가 오토바이를 타며 다시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하는 내용이었다.

1980년대가 배경인 시대극이지만 요즘 드라마 같지 않은 신파조 어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날 시청률은 27.0%(AGB닐슨)로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SBS ‘타짜’와 KBS2 ‘연애결혼’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에덴의 동쪽’은 빠른 전개와 감각적 대사가 넘치는 최근 드라마의 경향과 달리 문어체 대사와 느릿한 전개 등 1970, 80년대 드라마처럼 복고적이다. 나연숙(64) 작가는 ‘달동네’ ‘야망의 세월’ 등 시대극을 집필해왔다.

‘에덴의 동쪽’에는 대사뿐만 아니라 선악의 대결, 엇갈린 출생의 비밀, 한 남자의 성공과 야망, 복수와 화해 등 예전 드라마에서 본 듯한 설정으로 가득하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대사와 길게 늘어지는 상봉 장면 등이 촌스럽게 느껴진다” “감정표현이 지나쳐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이주환 MBC 드라마 국장은 “감정의 과잉과 뻔한 설정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긍한다”며 “하지만 역경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진한 가족애와 휴머니즘를 보여주는 드라마인 만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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