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居樂業(안거낙업)은 편안히 생활하며 생업을 즐기는 것이다. 安上(안상)은 위에 있으면서 편안한 것으로 통치 지위의 안정을 의미할 수 있다. 安(안)은 何(하)처럼 의문사로도 쓰인다.
在於(재어)와 在乎(재호)는 모두 ‘∼에 있다’에 해당한다. 존재하다의 뜻인 在(재)는 土(토)에 발음요소인 才(재)가 더해졌다고도 하고, 초목이 땅 위에 자라나는 것을 나타낸 것이 변했다고도 한다. 於(어)와 乎(호)는 모두 장소를 표시하는 데에 쓴다. 지금의 중국에선 더 간단한 于(우)를 쓴다.
悅(열)은 기쁨을 뜻한다. 여기서처럼 기뻐하게 하다의 뜻도 된다. 기쁨을 뜻하는 兌(열)과 마음인 심(심)이 합해진 글자로, 기쁨을 뜻하는 說(열)에서 파생됐다. 의미요소와 발음요소를 겸한 兌(열)은 기쁨을 뜻하며 ‘태’로도 읽는다. 또 ‘예’로도 읽는데 그때는 銳利(예리)하다는 뜻이다. 說(설)이 지닌 말하다의 뜻은 뒤에 부가된 뜻이다.
利(이)는 칼인 도(도)로 곡식인 禾(화)를 베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날카롭다는 본뜻에서 이로움 또는 순조롭거나 편리함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利人(이인)은 남을 이롭게 하다의 뜻이다. 利用厚生(이용후생)은 기물의 사용을 편리하게 하고 생활을 풍족하게 함을 뜻한다.
‘周易(주역)’에서는 說以使民(열이사민), 즉 백성을 기쁘게 하여 부리라고 하였다. 하물며 부리기보다는 섬긴다고 말하는 지금 시대에, 아래에 있다면 또 몰라도, 위에서 잘 지내려면 아래를 먼저 기쁘게 하고 위할 일이다. 사회 어느 분야인들 다르겠는가. 晉(진) 陸機(육기)의 ‘五等諸侯論(오등제후론)’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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