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구르고, 돌고, 떨어지고, 매달리고, 던지고, 부딪치는 것은 기본. 무용수들끼리 거의 때릴 듯이 손을 휘두르다가 얼굴에 피가 흐를 정도다. 더한 것은 벽돌 장면. 벽돌을 하늘로 던지고, 그것을 받기 위해 무용수들이 서로 치열하게 달린다. 한 무용수가 벽돌을 받았다가 다시 던진다. 철저한 연출이지만 커다란 부상의 위험을 감수한 무대이기도 하다. “신체적인 위험은 무용수의 한 단면이다. 성공하느냐, 아니면 목이 부러지느냐의 차이는 바로 타이밍과 신뢰에 달린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위험한 영역에 발을 디디곤 한다. 도로를 무단 횡단하거나 닫히는 지하철 문에 뛰어들면서 말이다.” 안무가 반데키부스의 말이다.
울티마 베스답다. 20여 년 동안 현대무용의 최전선에서 극한의 표현과 신체 한계에 도전해온 이 무용단은, 그간의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이고 충격적인 장면만을 모아 작품 ‘슈피겔’을 만들었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그래서 관객의 등을 서늘하게 한다.
비디오아티스트 출신인 안무가가 선보이는 영상도 충격적이다. 거대한 깃털이 폭우처럼 쏟아지는 영상, 육체를 매단 갈고리를 통해 몸을 고깃덩어리에 비유하는 영상을 보여준다. 이 섬뜩한 영상들과 함께 선보이는 ‘충격적이어서 관능적인’ 춤의 무대는 폭력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3만∼7만 원. 02-2005-0114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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