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다 “한때 66입어… 솔로 나서며 살빼”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2시 59분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에서 전신성형으로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주인공 가수 역을 맡은 가수 바다(왼쪽)와 뮤지컬 배우 윤공주. 두 사람은 “재미있고, 감동있고, 메시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에서 전신성형으로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주인공 가수 역을 맡은 가수 바다(왼쪽)와 뮤지컬 배우 윤공주. 두 사람은 “재미있고, 감동있고, 메시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내달 공연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더블 캐스팅 바다-윤공주

《올해 말 가장 화제를 모으는 뮤지컬은 ‘미녀는 괴로워’다.

전국에서 660만 명이 본 같은 제목의 영화가 바탕이 됐고, 가수로 성공하려는 여성의 이야기인 만큼 뮤지컬에 맞춤할 만하다는 기대를 모았다.

전신성형을 통해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강한별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주인공은 가수 바다(28)와 뮤지컬 배우 윤공주(27).

서울의 한 카페에서 14일 만난 두 사람은 “가볍게 다가가서 무거운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작품은 11월 1일 재개관하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의 간판 작품이기도 하다.

공연은 11월 27일∼2009년 2월 1일.》

가수 바다 “노래로 인정받았다면 외모에 변화 안줬을것”

뮤지컬 배우 윤공주 “미녀가 되고 싶은 열망 사회가 비판하며 부추겨”

▽바다=(영화로) 유명한 작품이어서 부담이 됐다. 그렇지만 작품의 재미와 감동에 반했다. 매일 대본과 씨름하고 개인 연습도 따로 하는데 힘들어도 신난다.

▽윤공주=주인공을 통해 내 삶을 생각해본다. 처음부터 주연을 맡은 배우도 있지만 난 앙상블부터 출발했고 오디션에서 떨어진 적도 많다. 그렇지만 뮤지컬 배우의 꿈을 접어본 적 없다. ‘미녀는…’의 강한별도 예뻐지고 싶기도 했겠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바다=그룹 ‘SES’에서 활동했을 때 난 66사이즈를 입었는데, 멤버였던 슈나 유진은 55나 44사이즈였다. “바다는 뚱뚱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바다는 노래는 참 잘해”라고들 했지만 그 말이 상처가 되기도 했다.

▽윤=난 항상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사실 내가 ‘미녀’란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무대에 서면 다들 예쁘다고 한다. 열심히 연기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외모보다 높이 평가되는 게 아닐까.

▽바다=맞다. 난 솔로로 나서면서 돋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살을 뺐는데, 그러자 목소리가 변했단 소릴 들었다. 노래 잘한다는 평을 받았을 때의 자신감도 깎이고, 그렇다고 외모가 환상적으로 뛰어나게 된 것도 아니고. 강한별의 심정이 더 와 닿더라.

▽윤=그래도 여성이니까 예뻐지고 싶은 본능은 있다. 미녀가 되고 싶은 여성의 열망을 사회가 비판하면서도 그걸 부추기는 것이 역시 사회라는 생각도 든다.

▽바다=그러고 보니 특수 재질의 마스크를 뜨면서 몇 시간 누워 있던 생각이 난다. 그처럼 수술 뒤 붕대 풀기 위해 기다리면서 강한별은 남성에게서, 사회에서 인정받겠지 하는 생각을 했을 거다.

▽윤=그 마스크에다 스펀지가 수백 장 들어간 옷을 입는다고 한다. ‘뚱녀’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과정은 마술 쇼가 동원된다던데. 실제 성형? 남들 하는 간단한 수술은 했다. 거기까지!(웃음)

▽바다=나도. 무리한 수술은 안 했다.(웃음) 음악으로만 인정받을 수 있었다면 살 빼고 외모에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 안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자들은, 사회는 ‘예쁘면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몸매가 착하다’는 말을 봐라.

▽윤=‘미녀는…’은 진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성형 사실을 고백하고 울 때 나도 함께 울었다. 짝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얻은 것도, 나를 비롯한 관객을 감동시킨 것도 그 순간일 거다.

▽바다=그 순간에 뮤지컬의 메시지가 담겼다. 자신만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미녀가 됐다 해도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있었을까. 저마다 가진 매력은 ‘외모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4만∼9만 원. 02-3485-8700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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