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인 ‘죠반니의 아버지로 가는 여행’은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바탕이 된 동화 ‘은하철도의 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23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죠반니. 죠반니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23년 전 그의 친구 캄파넬라가 물에 빠져 죽은 사건의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받는다. 마을 사람들은 죠반니가 주범이라고 믿고 그의 아버지가 아들의 죄를 뒤집어썼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기억과 주변의 증언을 더듬던 죠반니는 당시 아버지는 이미 사망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도 친구를 미워하긴 했지만 물에 떠밀지는 않았음을 기억해낸다. 죠반니는 상황을 종결짓기 위해 결국 자신이 죽인 것이라고 말한다.
원작자 베쓰야쿠는 일본에서도 모호한 대사 전개와 비논리적인 전개로 유명한 작가. 이 연극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되는 데다 소통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이긴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대사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인류 최초의 키스’ ‘뙤약볕’ 등 무거운 사회의식을 담아온 김광보 연출은 스토리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대신 작품의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력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산울림 소극장. 11월 2일까지. 02-334-5975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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