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계한 소설가 박경리(사진) 선생을 추모해 후배 문인 50명이 추모시집 ‘아, 토지여 생명이여’(나남)를 냈다. 이근배 강희근 시인 등을 비롯해 경남 통영시 하동군, 강원 원주시 등 토지의 무대가 됐거나 박 선생과 연고가 있는 각지의 문인들이 참여했다.
시집에서는 한국 문단의 큰 별이자 흠모했던 선배 문인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들의 삶과 문학에서 고인의 작가 혼과 그가 일군 토지의 세계는 여전히 현재형이다. 시인들은 ‘토지를 읽고, 김약국의 딸들을 읽고 자란 이 땅의 자식들…어머니가 일구신 언어는 우리의 꿈이며 영원입니다’(고명자 ‘우리들의 토지’)라고 노래한다.
평생을 문학에 투신한 뒤 홀연히 떠난 작가에 대한 숙연한 마음들도 곳곳에 담았다.
‘떠나가서 문학의 언덕 한 필지 이루고 천신만고 혼자의 몸/불살라서/불사르고도 불로 타지 않는 깊은 골 광맥 같은 문학 이루고//작가는 몸에 붙어 서식하는 이야기들 다 떼놓고/혼자의 몸 훌훌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강희근 ‘통영입구’)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