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만남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려면 사람들이 섹스를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 교수인 저자의 논리는 이렇다.
순결주의자에 가까운 A가 클럽에 자주 드나들게 되면 하룻밤 파트너를 찾아 나선 B가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A가 아니라면 B가 클럽에 진을 치고 있는 난봉꾼 C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문제는 A가 큰맘 먹고 클럽에 나가는 ‘비용’을 치름으로 인해 정작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는 ‘편익’을 보는 것은 B와 B의 미래의 섹스상대라는 점이다.
저자는 A에게 공짜콘돔이라는 ‘보상’을 줘서 클럽에 자주 나가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이즈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낮은 A에게 공짜 콘돔이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C는 콘돔에 별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는 인센티브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거액의 연방 세금을 지역구 챙기기에 끌어오는 정치인을 벌하는 개혁은 이런 방식이다. 모든 선거에서 유권자에게 2표를 행사하게 한다.
한 표는 자신의 선거구에 행사하고 또 한 표는 자신이 선택한 특정 선거구에 행사하게 하면 유권자가 공익 차원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잘못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무원 보수를 관련 기업 주식으로 주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민감한 주제에 흥미로운 답변도 내놓는다.
저자가 워싱턴포스트의 웹진 ‘슬레이트’에 10여 년간 연재하고 있는 경제학 칼럼 가운데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칼럼들을 묶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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