讓(양)은 辭讓(사양)하다 또는 거절하다, 讓步(양보)처럼 피하여 물러나다, 讓渡(양도)나 讓位(양위)처럼 넘겨주거나 물려주다의 뜻이 있다. 讓路(양로)는 길을 비켜주다의 뜻이다. 襄(양)은 발음요소로 흙을 뜻하는 壤(양), 물리치다의 뜻인 攘(양)의 경우와 같다.
枉(왕)은 木(목)이 의미요소이다. 굽다 또는 굽히다의 뜻이다. 枉直(왕직)은 굽음과 곧음으로 曲直(곡직)과 같다. 枉臨(왕림)은 남이 자기에게 찾아옴을 높여 이르는 말로 높으신 몸을 굽혀 왔다는 의미이다. 어기거나 왜곡하다의 뜻도 있다. 枉法(왕법)은 법을 왜곡하거나 어김을 뜻한다. 원枉(원왕)처럼 억울하거나 원통하다는 뜻도 있다. 여기서처럼 돌아서 가다의 뜻도 있다. 枉道(왕도)는 정도를 어기다의 뜻도 되고 길을 돌아서 가다의 뜻도 된다.
步(보)는 걸을 때의 앞발과 뒷발 모양을 아래위로 겹쳐 나타낸 것이다. 步行(보행)처럼 걸음을 뜻한다. 두 발짝 떼는 걸음으로 한 발짝만 떼는 규(규)와 구별된다. 길이 단위로는 보통 여섯 尺(척), 넓이 단위로는 한 坪(평)에 해당한다.
여유로운 자만이 양보할 줄 안다. 그러니 양보는 소인과 약자가 아니라 군자와 강자임의 표현이다. 또 양보로 잃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크지 않으며 오히려 큰 득이 되기도 한다. 唐(당) 朱仁軌(주인궤)의 자녀 훈계의 말이다. “終身讓畔(종신양반), 不失一段(불실일단)”, 즉 “평생 밭두둑을 양보해도 한 뙈기도 잃지 않는다”고도 하였다. ‘新唐書(신당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