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3회 이상 거르면 적신호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너무 오래 많이 해도 문제… 배란장애 올수도

약물보다 규칙적 운동-스트레스 해소가 우선

《미혼인 유모(33) 씨는 2006년부터 올 초까지 약 2년 반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다. 생리가 멈춘 지 4개월 정도 됐을 때 병원을 찾아 호르몬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는 없었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서 불면증도 찾아왔다. 건강이 점점 나빠지자 유 씨는 ‘운동이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요가와 수영을 시작했다. 올 초 체중이 약간 늘면서 끊겼던 생리가 다시 돌아왔다. 유 씨는 다시 생리를 하게 돼 기쁘지만 언제 또 생리가 멈출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 》

○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 중 하나

생식기능은 건강의 주요 척도이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면 생리 등 생식기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복잡하다. 전반적인 신체상태 저하, 체중의 증감, 영양상태 등이 모두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등 정서적 불안정도 생리불순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생식샘자극호르몬의 분비를 교란시킨다. 생식샘자극호르몬이 감소하고 난소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도 저하되면 결과적으로 생리불순이 된다. 동일한 스트레스라도 개인에 따라 생리불순에 차이가 있다.

거식증, 폭식증, 심한 운동, 영양 결핍, 만성질환, 비만, 지나친 다이어트, 다낭성난소증후군 등도 생리불순의 원인이 된다.

가족 중에 조기 폐경을 한 사람이 있거나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난소수술 등을 했어도 생리불순이 될 수 있다. 흡연은 생리불순과 큰 연관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난소의 임신 잠재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하거나 폐경을 앞당기기도 한다.

○ 한두 번 건너뛰는 건 문제 안돼

정상적인 생리는 21∼35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이뤄진다. 기간은 3∼7일, 생리양은 20∼60mL가 정상이다.

생리불순은 이 간격대로 규칙적으로 생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다가 한두 번 건너뛰는 것은 생리불순이 아니다.

과로, 스트레스, 지나친 다이어트 등으로 일시적으로 생리양이 줄어들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 원 상태로 돌아온다.

그러나 3회 이상 주기를 거르거나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이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반대로 생리를 너무 오래 많이 해도 문제다. 생리 기간이 8일 이상 지속되거나 양이 80mL를 넘으면 자궁에 구조적 이상이 있거나 혈액응고 장애, 배란장애가 있을 수도 있다.

김탁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생리불순으로 병원에 왔다가 다른 질병을 발견하는 여성이 많다”며 “생리불순이 있으면 자궁내막암, 뇌하수체종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서부터 심혈관질환, 뼈엉성증(골다공증)까지 다양한 질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호르몬제 과다 사용은 금물

생리불순은 호르몬제 등 약물 요법보다 생활습관의 변화로 고쳐야 한다.

강병문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호르몬제는 일시적으로 생리불순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영양이 풍부한 식사, 스트레스 해소 등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를 이루면 생리불순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제는 생리불순으로 빈혈, 자궁내막암 등 2차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 때 제한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장기이식수술 후 생리불순이 되는데, 이때 자궁 내막이 너무 두꺼워져 자궁내막암이 될 위험이 있을 때 호르몬제를 써서 강제로 생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몸무게를 단기간에 많이 줄였을 때도 생리불순이 생길 수 있다. 저체중이었다가 정상체중으로 돌아오면 생리는 돌아오지만 저체중이 계속 유지될 때는 생리불순이 쉽게 낫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