盡(진)은 그릇인 皿(명)이 의미요소이다. 손에 솔을 들고 그릇을 씻는 모양에서 변모했다. 그릇이 빈 것으로부터 다하다 또는 없어지다의 뜻으로 이어졌다. 盡力(진력)은 힘을 다하다, 消盡(소진)은 다 써서 없애다의 뜻이다. 위의 陶盡(도진)은 도기를 만들어 흙을 다 없애다의 뜻이다.
屋(옥)은 집 또는 지붕을 가리킨다. 尸(시)는 주인을 가리킨다는 설과 벽에 덮개를 올린 집의 모양이라는 설이 있다. 至(지)는 이르러 쉬는 것을 의미하며 室(실)의 경우와 같다. 屋漏痕(옥루흔)은 지붕이 샌 흔적으로, 천장에 아롱진 빗물자국처럼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있으며 붓을 대거나 뗀 흔적이 없는 초서의 한 필법을 가리킨다.
片(편)은 나무를 세로로 쪼갠 오른쪽이다. 왼쪽은 장(장)이다. 조각 또는 얇고 편편한 모양의 것을 가리키며 또 그런 것을 세는 말로도 쓰인다. 片面(편면)은 한쪽 면, 片刻(편각)은 짧은 시간이다. 瓦(와)는 기와가 아래위로 연결된 것을 본떴다. 기와 외에 도기의 총칭으로도 쓰인다.
도공의 집 지붕에 기와 한 장 올릴 수 없다면 크게 잘못된 사회이다. 宋(송) 梅堯臣(매요신)의 ‘陶者(도자)’에 보이는 구절이다. 宋(송) 張兪(장유)는 ‘蠶婦吟(잠부음)’에서 “온 몸에 비단 두른 이는 양잠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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