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뮤지컬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돌’ 출신 또는 아이돌 스타들의 활약이다. 옥주현과 최성희(바다) 등 가창력을 인정받은 스타들에 이어 ‘슈퍼주니어’의 강인, 희철도 합류했다. 오랜 기간 활동이 없었던 박지윤과 이지훈도 뮤지컬 무대에 나섰다. 뮤지컬계에서는 이들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뮤지컬 전문가 7명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노래 댄스 연기 무대매너와 작품에서의 조화 등 5가지 부문에 걸쳐 평가했다. 각 부문 10점 만점이다. 조사 결과 최성희가 38점으로 가장 높았고 옥주현이 37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승리(‘빅뱅’), 손호영, 이지훈, 박지윤, 대성(‘빅뱅’)의 순이었고 ‘신화’의 앤디,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희철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성희-옥주현 전부문서 상위권▼
10대 팬이 많았던 ‘SES’와 ‘핑클’ 출신의 최성희(38점)와 옥주현(37점)이 각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최성희는 3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에스메랄다로, 옥주현은 7, 8월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에 이어 9월부터 ‘캣츠’의 그리자벨라로 출연 중이다. 각 부문에서 고르게 점수가 높았던 두 배우는 특히 노래에서 8점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 노래에서는 최성희, 작품에서의 조화에서는 옥주현이 조금 앞섰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옥주현은 고음 처리가 능숙해 ‘아이다’ ‘캣츠’ 등 고음 처리가 요구되는 작품에 잘 맞고 바다는 음색이 고와 서정성을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연기가 노래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빅뱅의 승리 ‘데뷔 성공’▼
올해 뮤지컬에 데뷔한 ‘빅뱅’의 승리(34.6점)가 최성희와 옥주현에 이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승리는 5월 뮤지컬 ‘소나기’에서 주인공 소년 역으로 출연했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 씨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작품과 어울렸고 가창력과 작품 이해력도 좋았다. 해맑은 이미지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작품에 잘 맞았던 것이 호평으로 이어진 만큼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od’ 출신의 손호영도 비교적 좋은 점수(32.7점)를 받았다. ‘싱글즈’에서 느끼한 매력남 수헌으로 출연한 그는 노래 부문에서 5.7점을 받았지만 무대매너와 댄스에서 점수를 땄다. 유희성 서울뮤지컬단장은 “무대 언어에 대한 해석과 깊이를 더한다면 연기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이지훈 ‘무난’▼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으로 5년 만에 무대에 선 박지윤(31.1점)은 무난했다는 평가다.
조 씨는 “가창력과 외모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파워 있는 목소리가 아니고 이미지가 유약해 작품 선정 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로테를 알맞은 배역으로 꼽았다.
‘햄릿’의 타이틀 롤을 맡은 이지훈은 앞으로 주목할 만한 배우라는 평이다. 이 교수는 “TV와 영화보다 오히려 무대에 있을 때 배우로서 흡인력이 있다. 가창력을 조금 더 기른다면 좋은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희철 ‘기대 이하’▼
SM엔터테인먼트의 뮤지컬 진출로 주목을 받았던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희철은 가장 낮은 점수(25.2점)를 받았다.
올해 초연된 뮤지컬 ‘제너두’는 이 회사가 이건명 정선아 김성기 홍지민 양꽃님 등 정상급 뮤지컬 배우를 끌어들이며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 강인과 희철은 주인공 소니 역에 나란히 캐스팅됐지만 기대 이하의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무대매너는 6.2점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부문은 모두 4, 5점의 낮은 점수대를 맴돌았다.
원 교수는 “두 사람은 노래, 연기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스타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얻으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그 가수가 왜 출연해야 하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라로이드’에 출연했던 ‘신화’ 출신의 앤디(25.6점)도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무대매너에서 받은 6점이 가장 높았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평가=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뮤지컬평론가 조용신 씨,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뮤지컬 칼럼니스트 유경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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