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팔색조 마케팅’

  • 입력 2008년 11월 1일 02시 58분


여성 소비자층 다양화 적극 대응

LG생활건강 ‘기능성’ 시장에 진출

아모레퍼시픽 홈쇼핑 전용제품 내놔

CNP차앤박 백화점용 브랜드 추진

《올해 5월 이후 수도권 30개 전철역에 매장을 낸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최근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하철 역사(驛舍) 화장품매장 입찰에서 추가로 사업권을 따냈다.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수도권 전철역 62곳에 매장을 더 낸다는 계획이다. 한석우 미샤 영업이사는 “지하철 역사 매장은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이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며 “같은 면적이라면 거리 판매점보다 평일 매출이 50%가량 많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업체가 새로운 유통경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화장품 회사들이 설명하는 첫 번째 이유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의 특성상 ‘20대 여대생이 많이 쓰는 화장품’ 또는 ‘40대 주부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같은 수식어가 굳어지면 다른 고객층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한 가지 이미지로 승부하지 말라

화장품회사가 판매 경로를 새로 개척하는 것도 이런 ‘선입견’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LG생활건강은 6월 ‘케어존 NB클리닉’이라는 기능성화장품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다. 이 화장품은 피부과에서 판매한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기능성 화장품인 ‘코스메슈티컬(의료 전문가가 개발한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고 만든 브랜드다. 판매 시작 이후 매출은 매달 2배씩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을 쓰는 안영일(38·여) 씨는 “피부가 민감해 화장품을 신중하게 고르는데 대기업에서 의사들이 개발한 화장품이라는 설명에 믿고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병원과 드러그 스토어에서만 화장품을 판매하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CNP차앤박화장품’은 백화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도 바꾸고 아예 백화점용 브랜드를 따로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초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등을 돌며 고객 반응을 확인한 이 회사는 병원에서 교육을 받은 피부관리사를 백화점 매장에 배치해 고급 이미지와 기능성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엔프라니’는 9월부터 피부 노화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테스베’를 출시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이 화장품은 영동세브란스병원 내 약국에서 판매 중이다.

○ 홈쇼핑으로… 가두판매로…

홈쇼핑 화장품과 거리 판매 화장품 브랜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도 최근의 특징이다.

주로 홈쇼핑에서 판매하던 ‘오색황토’는 얼마 전부터 홍익대, 이화여대 주변 등 대학가와 강남역, 신천역 주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18곳의 GS왓슨스 매장에 제품을 올렸다. 주부 고객에서 20대 고객으로 타깃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인 만큼 대량 판매하는 홈쇼핑 제품과 달리 소(小)포장 상품을 만들고 가격도 낮췄다.

아모레퍼시픽은 반대로 최근 홈쇼핑 전용 메이크업 제품군인 ‘마몽드 브룸베일’을 새로 내놓으며 홈쇼핑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김희정 마몽드 마케팅 담당자는 “기존 30, 40대 위주이던 홈쇼핑 고객층을 20대까지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라며 “젊은 층의 취향에 맞게 기초 화장품 없이 색조 화장품 라인만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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