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완과 송창의는 11월6일 개봉하는 자신들의 주연 영화 제목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배형준·제작 MK픽처스)처럼 그렇게 말했다. “남들 앞에서는” 물론이고 “혼자서도 거의 울지 않는다”며 “고민보다는 앞으로 뭘 더 잘할 생각을 하자”며 산다는 이완. 역시 “남들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해도 ‘그럴 수도 있지’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라는 송창의. 두 사람이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의기투합한 것은 2006년 4월이었다. 사실 당시 두 사람은 아직 스크린 주역으로서 또렷하게 각인되지는 못했다.
#1 이완. “누나 김태희?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질문받고 싶다”
이완은 ‘김태희의 동생’이라는 수식 아닌 수식으로 불렸다. 이완은 “누나에 관한 얘기를 내게 묻는 건 좋지만 이젠 좀 다른 방식으로 질문을 해줬으면 좋겠다. 매번 똑같은 질문은 좀 그렇다”고 말할 정도다. 송창의 역시 뮤지컬 무대에서 넘어왔을 때였다. 영화 캐스팅 이후 SBS 드라마 ‘황금신부’로 이름을 서서히 알렸다. 최근 막을 내린 SBS ‘신의 저울’로 이젠 당당한 주역으로 우뚝 섰다.
이런 과정 속에서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촬영한 두 사람은 지난 해 10월 제작이 완료된 지 1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개봉이 늦어져 초조한 생각도 들었을 법하다.
“오히려 잘 됐다. 단지 영화 속 내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을 뿐이다. 영화를 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이완은 ‘좋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나쁘지 않다는 표현이 더 자신있어 보이지 않느냐”며 예의 낙천적인 표정을 짓는다)
(송창의)“오래 기다리긴 했다. 하지만 내겐 정말 의미가 많은 작품이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왼손 약지가 절단돼 봉합하는 수술을 받기까지 했다) 두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달려가 찍은 영화다.”
#2 송창의. “오랜 기다림 끝에 빛보는 영화…그만큼 소중”
이젠 제법 조바심을 다스릴 줄 나이가 된 두 사람에게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첫 스크린 주연작이면서 이런 저간의 사정으로 평생 잊지못할 영화가 될 터이다. 이들의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비정한 세상이 가져다준, “전쟁보다 더 지독한 삶”에 맞서는 두 소년의 험난하고 고통스러우며 처절한 몸부림의 이야기. 극중 이완은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주먹과 의리로써 세상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송창의는 “전쟁통에 모든 걸 잃은 채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말하는 소년이다.
카메라가 치열하게 극중 자신들의 힘겨운 세상살이를 뒤쫓는 동안 카메라 밖에서 5살 터울이 나는 송창의와 이완은 “함께 술을 마시며 우정을 나눴다”.(송창의) 하지만 영화나 일에 관한 얘기는 좀체 입에 올리지 않았다. “연기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에 싸여 있었고” 두 사람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 속에 쌓인 것을 풀어내려 노력”(송창의)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이완)고 뒤돌아봤다. 아직은 젊은 두 배우는 그렇게 시선으로 교감했다.
송창의와 이완은 이제 열정을 무대와 카메라 앞에 쏟아내고 있다. 이완은 SBS ‘천국의 계단’과 ‘천국의 나무’를 통해 일본에 이름을 알리며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11월2일 도쿄에서 500여명의 일본 팬과 함께 팬미팅 행사를 갖는다. 송창의는 11월27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주연으로 공연을 펼친다.
‘미녀’ 역의 바다, 윤공주와 함께 무대 위로 날아오를 송창의는 “연기를 즐기려 하면 좋은 평가를 자연스럽게 받는 것 같다”며 웃는다. 이완 역시 “관객이 내 가능성을 확인해준다면 만족할 수 있겠다”면서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이 멀고도 많다는 것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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