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처형되기 직전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벼루(본보 6월 7일자 보도)가 안 의사 서거 100주년을 맞는 2010년을 전후해 고국에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2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 벼루를 소장 중인 일본 미야기(宮城) 현 다이린(大林)사 측이 이같이 밝혔다.
다이린사 사이토 다이켄(齊藤泰彦·73) 주지는 “(이 벼루는) 한국에서는 국보급이다.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안 의사 서거 100년에 해당하는 2010년 반환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벼루는 세로 13.3cm, 가로 7.5cm, 높이 1cm 정도로 뒷면에 ‘庚戌三月 於旅順獄 安重根(경술3월 어여순옥 안중근)’이라 새겨져 있다. 경술 3월은 안 의사가 사형에 처해진 1910년 3월이다. 사이토 주지는 “안 의사가 처형 직전까지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벼루는 도쿄(東京)의 치과의사인 히로세 다메토(廣瀨爲人·71) 씨가 올 1월 구입한 수집품 속에서 발견한 뒤 4월에 다이린사에 기증했다. 9월에 안 의사와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의 제28회 추도법요에서 정식으로 다이린사에 봉납됐다.
다이린사는 안 의사가 뤼순 감옥에 갇혀 지낼 때 간수로 재직하다 안 의사 인격과 식견에 감명받아 친교를 나눈 헌병 지바의 위패와 묘가 있는 절로 안 의사 위패도 함께 안치돼 있다.
안 의사는 처형 직전 우정의 표시로 지바에게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유묵을 써줬고 이는 1997년 한국에 반환돼 국보로 지정됐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사탕 달라”에 강도 오인 총격…피로 물든 美핼러윈
▶ 경찰 “촛불 수배자들 위치추적 미리 알고 휴대전화 두고 탈출”
▶ “경기 어려워 마권에…” 서민층 중심 ‘도박중독’도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