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요조(본명 신수진·27). 낯선 이름이지만 목소리는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 ‘내 사랑’ 삽입곡(OST)을 비롯해 김태희가 모델인 카메라 CF의 배경음악 등. 인디 밴드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출신인 그는 타루, 뎁, 한희정과 더불어 ‘인디 얼짱 여가수’로도 불린다.
“그런(배경음악) 분위기에 제가 적합한가 봐요. 다들 제 목소리를 들으면 편안해져서 잠이 온대요.”
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신요조’라는 큼지막한 이름표가 붙어 있는 낡은 가죽 가방을 메고 있었다.
가수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가수로 데뷔한 계기도 재미 반, 실험 반. “몇 년 전 서울의 한 도넛 가게에서 일하다 만난 이지린(허밍어반스테레오 리더) 씨에게서 음반의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겠다 싶어서 불렀죠. 이런 목소리로 가수가 될 생각은 못했어요.”
최근 낸 1집 ‘트래블러(Traveler)’는 아기자기한 일기장을 들춰 보는 듯하다. 그의 일기장에는 1년 전 사고로 여동생을 잃은 슬픔(자이언트)과 허리가 좋지 않아 일어설 때마다 ‘에구구구’ 소리를 내는 남자친구 이야기(에구구구), 어릴 적 ‘해골 그리기’ 놀이 때 불렀던 ‘아침 먹고 땡’의 추억(아침 먹고 땡) 등이 담겨 있다.
“고뇌하고 고군분투하며 음악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마음 가는 대로 순간을 즐기며 하고 싶어요. 제 노래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무대에 오르면 관객 얼굴을 한 명 한 명 다 보면서 노래해요.”
그의 롤모델은 홍콩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저우싱츠(周星馳)다. 그는 저우싱츠와 중랑천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배를 타고 홍콩으로 간다는 ‘슈팅 스타’라는 노래도 불렀다. 저우싱츠와 음악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도 그의 답은 간단했다. “일상의 비극을 잠시 잊게 해주는 희극(喜劇)이니까.”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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