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의 유적이 당대 생활상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가상현실로 복원됐다. 발굴된 유적의 모습을 디지털로 그대로 복원한 것은 처음이다.
발굴조사기관인 재단법인 고려문화재연구원은 4일 “경기 평택시 소사동의 청동기유적을 발굴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유적의 청동기시대 모습과 생활상을 3차원 디지털 가상현실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유적 인근에 세워질 초등학교 내 전시관을 만들어 출토 유물의 복제품과 함께 디지털 영상을 선보이고 연내 인터넷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디지털 복원은 발굴 유적만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수천 년 전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한 게 특징이다. 집터 81곳이 발굴된 이 유적은 직사각형인 집터와 원형인 집터가 함께 발견돼 청동기시대 집터가 직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변해가는 증거를 보여준다. 무문토기, 반달형돌칼, 돌도끼 등 청동기 유물도 대거 출토됐다.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이 유적의 실제 집터 위치를 디지털 가상현실로 옮겼다. 이렇게 복원된 청동기시대의 집을 스크린에서 클릭하면 내부 생활상을 볼 수 있다. 토기와 돌칼 등은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했으며 토기의 위치도 발굴된 그 자리다. 김병모 고려문화재연구원 원장은 “단지 상상해낸 청동기시대가 아니라 고증된 ‘디지털 고고학’으로 초등학생도 유적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