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43>不自反, 終日見人之尤也.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自(자)는 코의 모양을 본떴다. 자기를 지칭할 때 코를 가리키므로 자기의 뜻으로 두루 쓰이고, 코의 뜻은 따로 만든 鼻(비)가 대신한다. 몸소 또는 스스로나 저절로의 뜻이 있다. 타동사의 목적어인 경우에 동사의 앞에 온다. 또 시간이나 장소의 출발점을 가리키니 ‘∼로부터’에 해당한다.

反(반)은 벼랑을 본뜬 (엄,한)(엄)과 손을 본뜬 又(우)를 합해 손으로 붙잡고 벼랑을 오르는 것을 나타냈다. 오르려고 잡아당기다의 뜻인 반(반)이나 손으로 붙잡고 오르다의 뜻인 攀(반)이 그 본뜻이다. 正(정)과 상대적인 反(반), 여기서처럼 反省(반성)하다, 뒤척이거나 뒤집다, 반복하다의 뜻이 있다. 돌아오거나 되돌리다의 뜻은 파생자 返(반)과 같으며, 배반하다의 뜻은 파생자 叛(반)과 같다. 人(인)은 여기서처럼 남의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尤(우)는 새를 본뜬 乙(을)에 손을 본뜬 又(우)를 더했는데, 군더더기 혹이나 사마귀를 뜻하는 ;(우)의 본래 형태이다. 여기서처럼 허물이나 결점, 탓하거나 원망하다, 이상하게 여기다, 한층 더 또는 더욱의 뜻이 있다.

左傳(좌전)’에선 尤而效之(우이효지), 즉 남의 잘못을 나무라면서 그것을 본받는 것을 경계하였다. 尤(우)는 나쁜 존재라는 뜻과 함께 반대로 매우 우수한 사람이나 사물을 뜻하기도 한다. 尤物(우물)은 뛰어난 인물이나 미녀 또는 귀중한 물건을 뜻한다.

자신을 반성하지 않으면 남의 잘못만 보이기 마련이다. 반대로 스스로를 반성하면 제 허물만 보인다. 반성하며 제 허물을 보는 것은 즐거울 리 없고, 그래서 반성은 쉽지 않다. 하지만 발전과 개선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거듭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 반성보다 더 유익한 것도 없다. 淸(청) 魏源(위원)의 ‘默고(묵고)’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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