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쇳대박물관 문화재 153점 무허가 반출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일본 도쿄 일본민예관에서 전시 중인 고려금동자물쇠. 이 유물을 포함해 ‘비지정 문화재’인 전통 자물쇠 150여 점이 불법 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일본 도쿄 일본민예관에서 전시 중인 고려금동자물쇠. 이 유물을 포함해 ‘비지정 문화재’인 전통 자물쇠 150여 점이 불법 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日 옮겨 전시… 세관도 확인 안해 관리 구멍

일본 도쿄 일본민예관에서 11월 20일까지 전시 중인 조선시대의 전통 자물쇠 150여 점이 정부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반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자물쇠들은 ‘비지정 문화재’로 해외 반출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은 “9월 9일부터 일본민예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의 쇳대박물관 소장품 특별전에 출품하기 위해 8월 말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간 조선시대 전통 자물쇠 153점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반출됐다”고 5일 밝혔다.

전시품은 전통 자물쇠 87점, 빗장 24점, 열쇠패 36점, 노리개 6점이며 이 중에는 고려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연화문 자물쇠’도 포함돼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경위 파악에 들어갔으며 25일경 이 전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대로 구체적인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쇳대박물관 관계자는 “해외에서 처음 여는 전시여서 문화재 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으며, 대한상공회의소의 아타카르네(외국으로 물건이 나갔다가 들어오는 조건으로 관세를 면제해 주는 통관 증서)를 통해 보증보험까지 든 상태여서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화계는 이번 사건이 반출 신고를 하지 않은 문화재가 해외로 나가는데도 통관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화재 관리에 큰 구멍이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타카르네를 통해서 나가더라도 세관에서 송장 등을 통해 물품 목록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반출 신고가 있을 리 없는 도난 문화재의 경우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부산항의 경우 수출되는 컨테이너가 많아 세관이 일일이 문화재 반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송장에 반출 신고 사실이 있어야 세관에서 문화재 감정관실에 감정 요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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