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44>困獸當猛虎, 窮魚餌奔鯨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困(곤)은 사방 벽 안에 나무가 자라는 형태로 본뜻은 버려진 집이다. 困難(곤란)이나 困窮(곤궁)처럼 어려움이나 고생스러움 또는 疲困(피곤)함 등의 뜻이 있다. 또 둘러싸이다 또는 포위되다의 뜻도 있다. 獸(수)는 들짐승이다. 왼쪽 부분은 귀와 머리와 발을 본뜬 것이 변모했다. 날짐승은 禽(금)이다. 禽獸(금수)는 예절을 모르거나 행위가 비열한 이를 비유한다. 困獸(곤수)는 에워싸인 또는 곤경에 처한 짐승이다.

當(당)은 田(전)이 의미요소로, 밭이 서로 마주한 것을 의미한다. 마주하거나 맞서다, 當時(당시)나 當場(당장)처럼 어떤 때나 장소에 처하다의 뜻이 있다. 猛(맹)은 勇猛(용맹)이나 猛烈(맹렬)처럼 사납다 또는 세차다의 뜻이다. 猛活躍(맹활약)은 눈부신 활약, 猛攻(맹공)은 맹렬한 공격이다.

窮(궁)은 몸인 躬(궁)이 구덩이인 穴(혈)에 처한 형태이다. 다하다 또는 끝에 이르다, 어려운 처지나 빈곤함을 뜻한다. 餌(이)는 먹이 또는 미끼, 고기를 낚다 또는 유혹하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처럼 먹다의 뜻도 있다. 食餌療法(식이요법)은 식사요법과 같다.

奔(분)은 빨리 달리다 또는 달아나다의 뜻이다. 奔放(분방)은 힘차게 달림 또는 억매임 없이 자유로움을 뜻한다. 奔走(분주)는 급히 내달림, 바쁘게 움직임, 도망함 등의 뜻이 있다. 鯨(경)은 고래이다. 奔鯨(분경)은 빨리 달리는 고래로 흔히 흉포하게 구는 사람을 비유한다.

몹시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에선 상대의 강약을 가릴 겨를이 없다. 온 힘을 다해 덤벼들게 되어 있고, 그렇게 덤비면 대처하기 쉽지 않다. 아무리 강자라도 남을 지나친 궁지에까지 몰아서는 뜻밖의 강한 저항을 받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唐(당) 李白(이백)의 ‘古風(고풍)’ 제34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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