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와 카페인을 섭취한 거미는 어떤 줄을 만들어 낼까,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가 얼마나 살아 있을까, 1달러짜리 지폐를 경매에 부치면 얼마에 팔릴까…. 황당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실험들 속에서 과학자들의 집요한 열정과 끈기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스위스와 독일에서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저자는 130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서 펼쳐졌던 기괴하고 황당한 실험 사례들을 모았다.
1894년 러시아 여성과학자 마리 드 마나세인은 강아지를 96시간 동안 잠을 안 재우는 실험을 했다. 실험용 강아지 네 마리가 모두 죽은 뒤에야 “잠을 전혀 재우지 않는 것은 영양을 전혀 공급하지 않는 것보다 생명에 훨씬 큰 위협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강아지가 왜 죽었는지, 고등생물체가 왜 잠을 자야 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1885년 프랑스에서는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에 전기를 흘려보는 끔찍한 실험도 행해졌다. 라보르드는 잘려 나간 머리의 왼쪽 목 동맥을 개의 목동맥과 연결하고 오른쪽 목 동맥으로는 소의 피를 주사했다. 그리고 전기를 흘리자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고 이가 떨리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얼마동안 의식이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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