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로의 뜻으로 橫(횡)과 상대가 된다. 逢(봉)은 만나다의 뜻이다. 應(응)은 ‘응당 ∼해야 한다’ 또는 여기서처럼 ‘응당 ∼일 것이다’에 해당하는 조동사로 쓰인다. 識(식)은 알다 또는 분별하다의 뜻이며 標識(표지)처럼 기록하거나 표시하다의 뜻이면 ‘지’로 읽는다.
塵(진)은 먼지이다. 원래는 土(토) 위에 세 개이던 鹿(록)이 하나만 남았다. 사슴이 지나가며 날리는 먼지를 나타냈다. 세속이나 현실사회를 뜻하며 여기서는 세속에서의 고생의 흔적을 의미한다. 빈(빈)은 귀밑털이다. 의미요소인 표(표)는 길게 드리워진 털이다. 滿(만)은 가득 차다, 如霜(여상)은 서리처럼 희다는 뜻이다.
“삶과 죽음으로 아득히 나뉜 지 십년이 지났는데,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잊기 어려워라. 천리 멀리 외로운 무덤, 처량함을 말할 데가 없어라. 만난다 해도 응당 알아보지 못하리라, 얼굴에 먼지 가득하고 귀밑털 서리처럼 세었으니까. 밤이 되어 꿈속에서 문득 고향에 돌아가니, 그대는 작은 창가에서 마침 머리 빗고 화장하고 있었는데, 서로 돌아보며 말은 못하고, 눈물만 천 줄기로 흘렸네. 해마다 애간장 끊었으리라, 달 밝은 밤, 작은 소나무 선 언덕에서.”
蘇軾(소식)의 첫 번째 아내 王弗(왕불)은 15세 소녀로 18세인 소식에게 시집와 아들 하나 낳고 26세에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지나서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소식에게, 그녀는 꿈속과 현실을 오가며 오직 애절함을 남길 뿐이다. ‘江城子·記夢(강성자·기몽)’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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