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실용주의자”

  • 입력 2008년 11월 12일 03시 01분


■ 철학가 탁석산 씨 ‘한국인은 무엇으로…’ 펴내

현실 속에서 최상의 즐거움 추구

경제위기 빨리 적응해 극복할 것

“한국인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최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생활철학을 체득했다. 이런 철학이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닥치더라도 다른 어느 민족보다 빨리 적응하고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다.”

철학가 탁석산(50·사진) 씨가 최근 한국인의 삶을 지탱해 온 철학을 분석한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창비)를 펴냈다.

탁 씨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실용주의는 ‘유용성이 곧 진리’라는 화두로 진리의 본질을 찾는 서양 실용주의와 달리 ‘좋음’을 추구하는 생활철학”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생활에서 실용주의는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역경이 닥치면 ‘원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허무주의. 탁 씨는 “실패와 좌절에 직면했을 때 자기를 방어하고 평안을 유지하는 보험용 수단”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세주의가 더해진다. ‘이 세계밖에 없다’고 생각하므로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생주의. 탁 씨는 “개인의 감정을 중시하고 삶의 쾌락을 추구하는 속성”이라며 “한국인은 늘 즐거운 기억을 환기하면서 생활하는 속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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