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마리아수녀회의 아동복지시설인 ‘부산소년의집’ 관현악단의 악장을 맡고 있는 박해성(18·바이올린) 군은 요즘 설렘으로 가득하다. 20, 21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같은 날 오전에 열리는 리허설에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청소년 음악도를 하루 400명씩 초청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내한 무대에서 리허설을 개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베를린 필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은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연주회에 못 오는 청소년을 위해 리허설을 무료 개방하고 싶다”며 이번 공연을 주최하는 동아일보사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측에 제안했다.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을 연주하는 리허설에는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윈드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서울 충청 강원 등 여러 지역의 청소년이 초청됐다. 리허설은 20, 21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반까지 열리며, 공식 연주회와 다를 바 없으므로 참석 학생들은 2시간 반 동안 에티켓을 지키며 감상해야 한다.
피아니스트 한동일 씨는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은 지휘자와 단원들 간에 어떻게 호흡을 주고받는지 볼 수 있는 기회로 학생들에게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해외투어 공연에서 리허설을 개방하는 것은 뉴욕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