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이세돌 9단이 국수전 도전 5번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흑을 쥔 이 9단은 13일 전남 목포시 ‘이훈동 정원’에서 열린 52기 국수전 도전 1국에서 도전자 목진석 9단에게 흑 155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바둑은 목 9단이 좌변 흑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다가 착각하는 바람에 형세가 흑에 기울었다. 바둑은 난타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비교적 쉽게 승부가 갈렸다.
이 9단은 “중반 무렵 실수가 많아 형세가 좋지 않았으나 목 9단의 착각으로 쉽게 만회했다”며 “이후에도 어려운 장면이 있었는데 목 9단이 쉽게 처리해 줘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8월 도요타덴소배 4강전에서 중국 셰허 7단에게 진 뒤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며 “최근 회복 중인데 승패를 떠나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대국이 열린 이훈동 정원은 전남도 문화재 자료 제165호로 조선내화 창업주 이훈동 전남일보 명예회장의 자택이다. 1930년대 조성된 일본식 정원으로 한국 야생종 37종, 일본 원산종 39종 등 113종의 수목이 있으며 영화 ‘장군의 아들’, 드라마 ‘모래시계’ 등을 촬영한 곳이다.
2국은 24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국수전은 기아자동차가 후원하고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우승 상금은 4500만 원이다.
한편 동아일보사와 한국기원은 3국을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 건립될 ‘이세돌 기념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금도 폐교인 초등학교 건물을 개축해 이달 말 개관하는 ‘이세돌 기념관’에는 ‘국수실’ 등 이 9단이 획득했던 타이틀 이름을 붙인 숙소를 비롯해 대국장 전시관이 마련된다.
목포=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