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50>近水樓臺先得月, 向陽花木易爲春

  • 입력 2008년 11월 17일 02시 49분


樓(루)는 2층 이상의 건축물 또는 최상층의 구조물이다. 紅樓(홍루)는 붉은 칠을 한 화려한 건물이다. 부잣집 여인의 거처 또는 靑樓(청루)처럼 기녀의 거처를 가리키기도 한다. 臺(대)는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쌓아 평평하게 다듬은 곳 또는 그곳의 건축물이다. 樓臺(누대)는 보통 높은 건물을 가리킨다. 得月(득월)은 달빛을 받는다는 뜻이다.

陽(양)은 언덕을 뜻하는 부(부)가 의미요소이고 양(양)이 발음요소이다. 그런데 발음요소인 양(양)은 밝음을 뜻하며 의미에도 관여한다. 즉, 陽(양)은 밝은 언덕, 즉 陽地(양지)를 뜻한다. 햇볕을 뜻하기도 하며 볕이 잘 드는 산의 남쪽, 그리고 물의 북쪽을 가리킨다. 爲春(위춘)은 봄을 맞거나 느낀다는 의미이다.

春(춘)은 풀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모양의 갑골문이 있다. 秦(진)에서 통일해 사용한 小篆(소전)에서는 아래에 日(일)이 부가되고 다소 변화된 모양이다가 隸書(예서)로 변하면서 日(일) 외의 부분이 현재 형태로 많이 바뀌었다.

좋은 비유는 말하는 이에게 죄를 면하게 해준다. 또 듣는 이에게는 말의 효과를 강화시킨다. 위의 구절은 宋(송)의 蘇麟(소린)이 상관 范仲淹(범중엄)이 주변 사람만 추천한 것을 보고 지어 올려 바로 효과를 본 시구이다. 끝의 易爲春(이위춘)이 早逢春(조봉춘)으로 바뀐 속담이 있다. 또 성어 近水樓臺(근수누대)는 전체를 대신한다.

앞이 트인 곳에 달이 먼저 비치고 양지에 볕이 먼저 든다. 그렇듯 권력자의 주변에 우선적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자연스럽게도 보인다. 다만 정도가 지나치면 언제나 부작용을 낳는다. 상이나 혜택의 문제만이 아니라 갖가지 직위의 임면에서도 그렇다. 宋(송) 兪文豹(유문표)의 ‘淸夜錄(청야록)’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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