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긴축운영을 위한 온갖 뉴스가 쏟아지는 방송가. 달라진 분위기와 앞으로 더욱 팍팍해질 상황에 맞춰 여배우들 스스로 몸값을 낮추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내년 2월 11일부터 방송 예정인 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연출 김형식)의 두 여주인공 한지민, 채정안은 최근 자신들의 출연료를 평상시 기준보다 낮추었다.
또한 이들에 앞서 역시 2009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SBS 사극 ‘왕녀 자명고’(극본 정성희·연출 이명우)의 주인공 자명공주 역을 맡은 정려원도 출연료를 과거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들 외에도 문근영 김민희 역시 드라마를 위해 평소 출연료 보다 20% 낮은 몸값으로 카메라 앞에 서 화제가 됐다.
이처럼 여배우들의 몸값 낮추기 러시가 이어지는 것은 경기 불황에 따른 방송3사의 드라마 폐지와 축소가 이어지고, 제작비를 삭감하는 가운데 배우도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의 일환이다.
‘바람의 화원’에 출연중인 문근영 소속사 측은 “제작비 상당부분이 배우들의 출연료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개런티를 낮추면 작품의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출연료 자진삭감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런 변화에는 최근 드라마 수지 악화의 한 요인으로 턱없이 오른 배우 출연료가 지적된 것도 무관하진 않다. 제작여건이 전과 같지 않을 상황에서 무리한 고액의 몸값만을 고집하는 것이 연기활동에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한 몫을 한 것.
같은 기획사 소속인 한지민과 채정안의 경우 ‘카인과 아벨’에서 받는 회당 출연료는 통상 받는 액수의 80%선으로 알려졌다.
정려원 역시 ‘왕녀 자명고’에서 받는 출연료는 다른 톱스타 출연료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정려원 출연료는 3년 전 수준으로 동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그녀가 ‘왕녀 자명고’ 출연을 앞두고 개런티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불기 시작한 배우들의 몸값 거품 빼기는 서서히 안방극장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 ‘고액 개런티 경쟁’의 주역이었던 남자 스타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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