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일 예술의전당… 청소년에 리허설 무료 개방
“제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는 한국 공연이 세계 초연입니다. 21세기에 새롭게 해석된 브람스를 기대해 주세요.”
3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사진) 경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4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오전 7시 반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래틀 경은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돼 몽롱한 상태이지만, 이처럼 멋진 한국에 (2005년에 이어) 다시 오게 돼 행복하다”고 인사했다.
베를린 필은 20,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을 연주한다. 래틀 경은 “베를린 필은 지나치게 말러, 브람스에 초점을 두고 있어 취임 후 5년간 현대음악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 왔다”며 “취임 6년차를 맞은 이제는 정통 독일 레퍼토리에 도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882년 베를린 필 창립 당시에도 브람스의 음악은 혁신적이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접근법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려고 한다”며 “브람스 음악 해석에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답은 있을 수 없고 단원들이 지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처럼 지휘자도 단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나갔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음악교육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던 래틀 경은 20, 21일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리허설 무대를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래틀 경은 “클래식은 운 좋게 부유한 사람뿐 아니라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즐겨야 한다”며 “젊은 층뿐 아니라 노년층, 장애인, 수감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음악이 전달돼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필은 전설적 지휘자 카라얀 시절 1000여 종에 이르는 CD 녹음을 통해 세계적인 음악제국으로 거듭난 것처럼 이번에는 뉴미디어를 통한 음악 보급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부터 필하모니아홀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고화질(HD) 카메라로 촬영해 세계에 생중계하는 ‘디지털 콘서트홀’ 프로젝트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에마뉘엘 파후드(미디어 담당 임원) 수석 플루티스트는 “이탈리아의 축구팀이 미디어 채널을 통해 경기 장면뿐 아니라 개인 프로필, 연습 장면까지 보여주는 방식이 우리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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