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 안해”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2시 59분


롱 티보 콩쿠르 1위 신현수 씨

“내년 퀸엘리자베스 대회 도전”

“어릴 적 값싼 바이올린으로 많이 연습했어요. 그런 악기로 좋은 소리를 내려고 애를 쓰다 보니 실력이 좋아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랑스 롱 티보 국제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한 신현수(21·한국예술종합학교) 씨가 17일 파리 샤틀레 극장 갈라콘서트에서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변주곡의 마지막 활을 내려 긋자 관객석에서 일제히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신 씨는 2위 없는 1위답게 압도적 테크닉과 표현력으로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을 사로잡았다.

―사용하는 바이올린은….

“과다니니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노버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덕분에 3년간 대여받았다. 원래 우승자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그 연주자가 더 좋은 바이올린이 있어 운 좋게 내게 왔다. 그 전까지는 변변한 바이올린이 없었고 연주가 있을 때마다 악기회사에서 빌렸다.”

연주에 앞서 열린 시상식에서 사회자는 신 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남윤 교수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신 씨가 집안 형편이 어렵지만 재능이 뛰어난 것을 알아보고 11세 때부터 수업료를 받지 않고 가르쳤다.

―외국에 나가 공부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나.

“또래들이 외국에 나갈 때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외국 학생들과 함께 연주할 기회가 많아 굳이 외국에 나가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리셉션장 한쪽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 한 프랑스 부인이 끼어들더니 “너무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찬사를 전했다. 그에게서 어려운 가정의 구김살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음 목표는….

“내년 5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나갈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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