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곤 회장은 19일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파스파문자 기원설은 과거에도 많이 제기됐지만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된 1940년에는 쏙 들어갔다”며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 발문에 보면 훈민정음의 원리는 자연에 입각해 우리가 발음하는 형태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지 모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올바른 책이 있어도 쓸데 없이 외국 것을 모방하고 자꾸 갖다 대는데 그런 이론은 학문적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며 “물론 세종대왕이 여러 문자를 참고했을지 몰라도 그 자형은 완전히 독창적이며 저 역시 상당히 두 문자를 대조연구했으나 전혀 관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몽골어와 우리말은 자형도 그렇고 음도 다르다”며 “게다가 그 당시 우리 문화는 학문적으로 중국문화권이라 몽골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말은 몽골과 같은 알타이어가 아니고 어디에 기원을 둘 수 없다. 그런데도 자꾸 그 사람들이 주장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람스테트라는 학자가 대명사 연구만 가지고 우리말이 알타이어에 속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경상도 안동 사람한테 말을 배워서 그렇게 했다”며 “그러나 미국 구조주의 언어학자들은 우리말과 일본말, 아이누말 등은 전혀 어원을 알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우리말이 알타이어계에 속하려면 △어근배양법칙이 성립해야 하고 △신체 부위가 같아야 하고 △숫자가 같아야 되는데 만주어나 몽고말과 대조를 해 보면 상당히 의문점이 많다고 한다.
한편 김 회장은 가림토 문자(기원전에 만들어졌다는 단군조선의 문자) 기원설과 관련해선 “후대 이상한 종교계에서 만들어낸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가림토가 있었으면 신라시대에 왜 이두를 썼겠냐”고 일축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