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신간]사람을 다루는 기술·인재를 모으는 비법

  • 입력 2008년 11월 20일 18시 27분


◇용인用人/리수시 글· 김영수 옮김/899쪽·2만8000원·랜덤하우스코리아

주경칙이 무측천(측천무후)에게 생활이 너무 사치스럽고 남자를 밝힌다고 비난했다. 무측천은 자신의 생활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그대가 아니면 누구로부터 이런 말을 듣겠소?‘라며 주경칙을 칭찬하는 한편 비단 100필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정통성을 부정한 소안항에게도 화를 내기는커녕 궁중으로 불러 술을 내렸다. 조조는 자신에게 의탁한 유비를 제거하지 않았고 요 임금은 왕위를 현자 순에게 물려주었다. 오천년 중국 역사에서 철학의 귀결점은 ‘사람’이다. 중국 전문가인 편역자는 중국의 풍부한 용인 철학과 역사를 다룬 ‘용인통람’을 주제별로 재구성해 이 책을 엮게 됐다. 천하를 제패한 영웅호걸들의 지략과 리더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샤무-내 남자 내 맘대로 길들이는 행복한 조련법/에이미 서덜랜드 글·공경희 옮김/1만2000원·물푸레

동물 조련법을 고집불통 남편에게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동물조련법’의 저자인 에이미 서덜랜드는 동물조련사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여러 기술들을 동물들에게 성공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을 보고 이 책을 고안하게 됐다고. 결론부터 말하지만 저자는 남편을 대상으로 이 동물조련법을 사용해 놀라운 효과를 봤다고 한다. 책 제목인 ‘샤무’도 범고래의 이름이다. 저자는 동물조련법을 남편에서 성공해 어머니, 친구들, 학생들, 심지어 우체국 직원에게도 적용해 성공했다고 한다.

◇소통의 정치학 상소-중국편/니우산 빠산스 글·임찬혁 옮김/296쪽·1만3000원·달과소

중국의 역대 중요한 상소문을 골라 그 내용을 품평하고 그 배경이 되는 당시의 시대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상소는 신하가 황제(왕)에게 올리는 글이다. 일단 황제에게 전해지고 나면 그것은 곧 운명을 건 도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소를 올린 사람은 크게 입신양명할 수 있고 아니면 영영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역대 관료들이 상소를 쓸 때 한 자 한 자에 얼마나 상당히 골머리를 앓았다고. 상소문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다채로운 심리 상태와 학문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과거에는 황제만이 읽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자이언츠네이션-편파적 해설가 성득옹이 들려주는 미친 야구 이야기/이성득 지음/246쪽·1만원·바오밥

27년을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살아온 이성득 KNN 라디오 해설위원이 자신의 야구 인생과 롯데 이야기를 다룬 책을 냈다. 부제처럼 ‘편파 해설가’로 유명한 이 위원은 8년만에 4강에 올랐던 올 시즌을 되돌아보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로이스터 매직'을 분석하는 한편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거인의 추억을 담아냈다. 또한 야구도시 부산과 지역문화에 대한 고찰도 담았다.

◇햄버거 이야기/조시 오저스키 글· 김원옥 옮김/212쪽·1만원·재승출판

얼마 전 고열량 저영양가 식품의 광고 시간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전 세계인의 음식이 돼 버렸지만 또한 뚱보를 만든다는 오명을 달고 있는 햄버거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맥도날드의 성공신화를 비롯해 햄버거가 세상을 지배하기 까지 헌신한 열정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뉴욕매거진에서 음식담당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문화역사가 조시 오저스키다.

◇취미의 탄생/진노 유키 글· 문경연 옮김/240쪽·1만6000원·소명출판

취미와 소비문화의 태동을 연결해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취미’라는 말이 처음 유행했던 1900 전후의 일본 사회를 분석하고 백화점이야말로 하나의 취미이면서 취미를 가진 주체였고 취미를 만들어내는 디자인 미디어였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시대의 모드를 반영하는 취미는 소비사회에서 커다란 힘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도시의 새로운 중간계층에게 취미는 남들과 자신을 구분하는 기호였다고 한다. 취미는 사람들이 물건을 고를 때 필터 역할을 했고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백화점이었다는 것. 인간과 물건의 관계를 추적하면서 일본인들의 내면에 대해서도 드러내 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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