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씨 “‘태백산맥’ 내고 좋은 일 궂은일 많이 휘말려”

  • 입력 2008년 11월 22일 02시 59분


21일 오후 전남 보성에서 열린 태백산맥문학관 개관식에서 조정래 작가가 박태준 전 국무총리, 정종해 보성군수(앞줄 왼쪽부터)에게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해냄
21일 오후 전남 보성에서 열린 태백산맥문학관 개관식에서 조정래 작가가 박태준 전 국무총리, 정종해 보성군수(앞줄 왼쪽부터)에게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해냄
조정래 씨 대하소설 기념 문학관 벌교에 문열어

“소설 ‘태백산맥’으로 인해 좋은 일에도 궂은일에도 참 많이 휘말렸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내의 ‘인간사 영욕은 반반이다’란 말에 힘을 얻곤 했습니다. 좋았고 궂었던 그 모든 것이 이곳 문학관에 담겼습니다.”

소설가 조정래(65) 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기념하는 태백산맥문학관이 21일 오후 2시경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문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조 씨의 부인 김초혜 시인을 비롯해 박건한 강형철 시인, 이정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가수 장사익 씨와 보성군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씨의 작품을 주제로 문학관이 열린 것은 대하소설 ‘아리랑’을 기념해 2003년 전북 김제시에 세운 ‘아리랑문학관’에 이어 두 번째다. 조 씨는 “생존 작가로서 두 번씩이나 문학관이 선 것은 너무 과분한 대접이라 황송하면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학관이 건립된 벌교를 중심 배경으로 광복 직후 남한 사회를 다룬 소설 태백산맥은 1989년 10월에 완간된 이래 지금까지 700여만 부가 나갔다. 1994년 임권택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으며 일본(2000년)과 프랑스(2003년) 등에서도 번역 출판됐다.

조 씨와 오랜 친분을 나눈 박 회장은 축사에서 “태백산맥은 벌교라는 혼란과 비극의 땅에서 태어난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라며 “후세들도 과거의 고통을 현재와 미래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문학관이 생긴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성=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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