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PD가 소속된 한국TV드라마PD협회는 24일 KBS MBC SBS의 잇단 드라마 폐지 등 최근의 위기 상황에 대한 자료를 내고 “2005년 1월 이후 방송 3사에서 방영한 미니시리즈 84편 가운데 20여 편만이 미미한 수익을 올렸을 뿐 나머지는 적자였다”며 “2004년 해외의 한류 붐을 ‘로또’로 착각해 일부 장사꾼이 드라마 시장에 ‘돈 폭탄’을 퍼부어 시스템을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5년 SBS ‘프라하의 연인’의 주연 배우인 전도연이 당시 최고 액수인 회당 1500만 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회당 7000만 원을 받는 배우가 나온다”며 “제작비도 MBC ‘대장금’이 회당 1억3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MBC ‘주몽’(사진)의 회당 제작비는 2억7000만에 이르는 등 10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다양성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1993년 MBC의 경우 일주일 동안 ‘도시인’ ‘전원일기’ ‘우리들의 천국’ ‘한 지붕 세 가족’ 등 미니시리즈가 아닌 드라마가 선보였지만 지금은 일일드라마 외엔 모두 미니시리즈나 다름없다는 것.
이은규(전 MBC 드라마국장) 협회장은 “드라마의 위기는 구조적이며 지금 불경기를 맞으면서 더 무너질 수 있다”며 “시스템이 왜곡되기 전인 2005년 수준으로 현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질 계약관행과 다양성을 없애는 후진적 편성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12월 1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TV 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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