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현금 400파운드와 65파운드짜리 중고 미니 밴을 끌고 세계여행에 나선 토니와 모린. 6개월 만에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이들 커플에게 남은 건 카메라 한 대와 딱 27센트뿐이었다. 하지만 이로부터 세계적인 여행 책 ‘론리 플래닛’이 탄생한다.
이 책은 론리 플래닛 창업자인 휠러 부부의 자서전이다. 전 세계에 걸쳐 직원 500여 명과 필진 350여 명을 보유하고 연간 700만 부 이상 팔리는 여행 책 출판사의 성공 스토리.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성공 포인트는 현재의 사업이나 수익이 아니다. 무일푼에도 굴하지 않았던 도전의식을 실천했다는 점이다.
MBA 출신으로 대기업 입사 제의까지 받았던 휠러 부부는 왜 ‘여행’을 선택했을까. 큰 돈 들인 화려한 여행이 아닌, 배낭 하나 짊어지고 떠나는 젊음의 특권. 그들은 여행의 가치를 믿고, 자신의 열정을 믿었다. 그 믿음은 인간과 지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들이 만난 세상은 결코 ‘외로운 행성(lonely planet)’이 아닌, ‘사랑스러운 행성(lovely planet)’이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