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전주서 첫 실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한민족으로서 정체성 확립을 돕기 위해 지난달 29일 실시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모자가 나란히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국사편찬위원회와 충남·전북교육청이 공동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이번 시험에는 충남 천안과 전북 전주 등 2곳에서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 145명이 한국사 실력을 겨뤘다.
이번 시험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충남에서는 △초등학생 44명 △중학생 8명 △학부모 34명이, 전북교육청에서는 초등학생 59명이 응시했다.
이번 첫 시험에서 충남 초등 부문 대상은 박찬홍(금산 중앙초교 6학년) 군이, 중등 부문 대상은 김호정(천안 용곡중 2학년) 군이 차지했다. 학부모 부문 대상은 일본 출신의 김 군 어머니 오오쓰지아 씨가 수상했다.
초등학생만 응시한 전북에선 신유선(무주초교 6학년) 양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금상 7명, 은상 10명, 동상 13명이 첫 시험에서 입상했다. 이들에게는 부상으로 겨울 방학 때 경북 경주, 충남 부여 등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탐방할 기회가 주어졌다.
대상을 받은 박 군은 “엄마와 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시험을 치렀는데 엄마는 79점을 받고 나는 90점을 받았다”며 “1등할 줄은 몰랐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박 군의 어머니 엔도 유키미(일본 출신) 씨는 “아이와 함께 시험을 준비하면서 한국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공부를 할수록 진짜 한국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사편찬위는 내년부터 각 지역 교육청과 협의해 이 시험을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많은 경기도와 서울, 전남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