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부모를 키운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맞아요.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 큰 기쁨과 함께 목회 활동의 힘을 얻고 있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문선명 총재(88)의 막내아들인 문형진(29) 통일교 세계회장 겸 한국회장이 9일 취임 첫해를 결산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문 회장은 1997년 부인 이연아(30) 씨와 결혼해 4남 1녀를 두고 있다.
4월 취임한 문 회장은 “가정을 중심으로 한 홈그룹 활동과 영어예배가 호응이 높다”며 “2009년 초 한 주 21만 명이 참석할 수 있는 ‘21만 세계평화통일성전’ 건립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삭발과 승복 차림으로 불교에 귀의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을 정도로 타 종교와의 교류에 관심이 높다. 취임 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과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을 예방하기도 했다.
“1999년 한 살 위인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타 종교에 빠졌죠. 교회 내에서 오해를 받았지만 아버님은 다양한 종교의 가르침을 아는 것이 진짜 배움이라며 지켜보시더군요.”
이례적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부인 이 씨는 미국에서 미술 공부를 마친 뒤 목사로 남편과 공동 목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이 다섯을 키우면서 공부도 하느라 슈퍼우먼이 됐다”며 “결혼식 때 남편을 처음 봤다. 하지만 살아 보니 ‘닭살 커플’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남편은 110점”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법전 스님이 헬기 사고 이후 아버님의 안부를 물으면서 명상과 선(禪)에 대한 좋은 말씀을 하셨다”며 “아버님은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