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수만에 白 불계승“반전 거듭한 명승부”
목진석 9단이 제52기 국수전 도전 3국에서 승리하며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목 9단은 10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19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둬 종합전적 1승 2패를 기록했다.
초반 흐름은 흑을 든 이 9단이 유리했으나, 목 9단은 흑 91의 착각을 틈타 백 92, 94로 통렬하게 반격한 뒤 백 104까지 역전에 성공했다.
흑 141은 이 9단의 승부수로 백이 걸려든 것 같았지만 목 9단은 우상 흑대마를 패로 엮는 수순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대국은 “멋진 바둑이었다”(송태곤 9단) “이런 바둑은 좀처럼 나오기 힘들다”(양건 8단)는 말이 나올 만큼 깊은 수읽기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잇따랐다.
목 9단은 “2국에선 막판에 큰 착각 때문에 져서 아쉬웠는데 이번 승리로 심기일전하게 됐다”며 “5국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목 9단은 이날 승리로 지난해 5월부터 이 9단에게 당했던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 9단은 최근 5일 명인전 도전 2국, 6∼7일 중국바둑리그, 8일 명인전 도전 3국, 10일 국수전 도전 4국 등 거의 매일 바둑을 둬야 하는 일정에 시달리고 있다. 이 9단은 이날 21분을 지각해 벌칙으로 제한시간 3시간 중 지각한 시간의 두 배인 42분을 공제당했다.
김승준 9단은 “목 9단의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다”며 “아직 이 9단이 유리하지만 이 9단의 과도한 대국 일정이 변수”라고 말했다.
4국은 내년 1월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국수전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며 우승 상금은 4500만 원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