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대니 안 “진짜 연기자 되려고 연극판 뛰어들었죠”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5시 40분


연극 ‘클로져’ 출연 그룹 god출신 대니 안

“짝∼.”

남자 배우가 상대 여배우의 뺨을 세차게 쳤다.

“어머머.” “진짜야? 진짜 때렸어?”

10일 서울 동숭동 SM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클로져’의 한 장면. 특별히 자극적인 장면은 아니지만 객석은 유난히 술렁거렸다. 남자 배우가 인기 그룹 ‘god’ 출신 대니 안(30)이기 때문이다. 객석은 만석이었고 관객들은 연방 손부채질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오후 11시경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마지막 대목에서 우는 장면 때문인지 눈이 충혈돼 있었다. 그는 “내가 감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극의 흐름에 감정을 맡기는 법을 조금 알게 된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가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대학로’라는 간판을 경력에 덧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4월부터 ‘클로져’ ‘나생문’ ‘벚꽃동산’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극에 매달리고 있다. 동료 가수들이 비교적 쉬운 로맨틱 코미디나 뮤지컬로 대학로에 뛰어든 것과 달리 전통적인 연극만을 고집하고 있다.

“제대로 된 연기자가 되려면 연극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송강호 최민식 선배처럼 연기파 배우라고 불리는 분들이 모두 연극으로 시작했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제대로 연극 무대 경험을 쌓으면 언젠가 가수가 아닌 배우로 봐주겠죠.”

9월 공연된 ‘벚꽃동산’에서 그는 대사도 거의 없고 출연 비중이 낮은 하인 야샤로 출연했다.

“불만은 없어요. 저는 체호프가 누구인지 연극에 참여하며 처음 알았어요. 비중이 낮아도 그런 작품에 선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죠.”

‘나생문’ ‘벚꽃동산’에서 극단 ‘수’와 공연을 했던 그는 ‘2.5기 단원’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단원들이 그를 정식 단원은 아니지만 연극배우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수’의 양보람 씨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워낙 많이 물어봐서 같이 작업하던 배우들이 놀랐다”고 말했다.

“아직 저는 용병이잖아요. 한 번 망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열심히 매달리죠. 또 연기가 부족해 다른 배우와 더블캐스팅이 돼 비교가 많이 됩니다. 열심히 한다는 평가를 들어야 또 섭외가 들어오죠.”

그는 수입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입을 다물었다.

“수입과 관계없이 하고 싶은 걸 하니까 만족해요. 소속사에서 불만요? god 때 많이 벌어줬으니 당분간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2009년 2월 8일까지. 2만5000∼3만5000원. 02-764-8760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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